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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8. 11:00 - writespica_

미쓰 와이프 (Wonderful Nightmare, 2015) - 함께라서 행복한 이름, 가족

미쓰 와이프 (Wonderful Nightmare, 2015) 

- 함께라서 행복한 이름, 가족

감독: 강효진

출연: 엄정화, 송승헌, 김상호, 라미란

장르: 코미디



이제 명실상부 2016년이 밝아왔다. 이번 설 연휴는 잘 보내고들 계신지. 온 동네가 전부치는 냄새로 가득하고, TV속 고속도로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니 여느때처럼 설이 왔음을 느낀다. 전부치느라 허리가 휘고, 하루를 도로 위에서 보내더라도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이유는 역시 가족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새해를 시작하고 싶기 때문일테다.


 작년에는 가족과 즐겁게 한해를 보냈던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행복한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지지고 볶는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항상 웃지는 않아도 무탈하게 한해를 보내고 이렇게 다같이 둘러앉아 떡국을 먹고 있노라면 함께인 지금이 참 고맙다. 그리고 그러한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행복을 그린 영화가 바로 <미쓰 와이프>이다.



  커리어 우먼에서 전업주부의 삶으로 즐거운 설정

 주인공 김연우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성공 그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약자에게 나쁜짓을 하는것도 서슴치 않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여성이다. 운명의 그날도 약자를 발판삼아 새로운 성공으로의 문턱을 올라가던 중이었다. 그리고 도착한곳은, 저승이었다.

 교통사고로 저승에 오게된 연우는 한가지 제안을 받게 된다.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 한달을 다른이로 살아가는것. 들키지 않고 한달을 살아낸다면 다시 살려주겠다는 것이다. 거절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에게 다른 선택권은 없었다.

 그렇게 돌아온 이승에서 그녀는 두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가 되어있었다. 하루아침에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에서 가정주부의 삶을 살아야 하는 그녀의 고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조금 진부한 설정일지는 모르겠지만, 진부한 만큼 부담되거나 어색하지 않아 좋았다.




  괴로운일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가족, 전형적인 한국형 휴먼코미디

 제목의 '미쓰'와 '와이프'라는 단어의 조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애초에 커리어우먼 김연우에게는 가족이 없었다. 부모님도 모두 돌아가셨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남편과 아이들이 생겨버린 상황. 익숙하지 않은 삶속에서 고군분투 하며 괴로워하는 여주인공을 보면 웃음이 터져나온다. 특히 쓸데없이 잘생긴 남편(!)역을 맡은 송승헌과 여주인공 엄정화의 케미가 돋보여 극에 좀더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게 웃다가 보면 극의 후반에 진입하게 되는데, 여기서 여실히 한국형 휴먼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던 그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어느샌가 들어와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그저 함께이기에 행복했던 그들을 나에게도 이입하게 되어 깊은 여운을 준다.

 하지만 이렇게 가족을 빌미(?)로 눈물을 쏟게하는 한국의 코미디에서 자주 사용하는 결말이 싫은사람이라면 추천하기 힘들지도. 그만큼 약간은 전형적인 한국형 휴먼코미디었다.




  어설픈 판타지 요소가 가로막은 흐름

 앞서 말한 저승과 거래했다는 설정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영화에는 약간의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어있다. 초반에는 살아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영화 마지막을 강타하는 반전은 정말 공감되지 않았다. 없었어도 이야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오히려 있어서 영화의 흐름을 가로막았다. 

 물론 무슨 의도로 그러한 반전을 넣었는지는 알겠지만, 과감하게 말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이 실패라고 해서 결론이 나빴다는 것은 아니다. 결론은 필자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 했다.


 이 영화는 가족을 소재로 하는 여느 영화들처럼 돈과 성공보다는 가족의 따스함이 중요하다는 다소 전형적인 메세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나는 전형적이라는 말을 싫어하지 않는다. 완전한 새로움은 도전적이지만 공감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전형적이지만 그렇기에 몰입도 있는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미쓰 와이프>는 오는 2월 10일 SBS에서 설연휴특선영화로 방영한다. 시간이 되신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설 연휴 마지막 날, 가족과 함께 이 영화를 함께 보며 울고 웃기를, 그리고 함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