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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6. 10:00 - writespica_

패션왕 (Fashion King, 2014) - 청춘, 간지로 무장하라!



패션왕 (Fashion King, 2014)
- 청춘, 간지로 무장하라!

 

감독: 오기환

출연: 주원, 설리, 안재현

장르: 드라마, 코미디

 

 네이버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웹툰<패션왕>이 영화화 되었다. 이는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닐지도. 이미 독자들의 인정을 받은 몇몇의 웹툰들이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 되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일까? 이미 웹툰에서 검증된 스토리 임에도 그것이 영화나 드라마가 되면 웹툰을 보며 느꼈던 감동과는 멀어져 약간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이는 웹툰과 영상매체라는 다른 표현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패션왕> 프롤로그 - 이 단 한편으로 어떤 웹툰인지 감이 올것! 」


 그러던 중, <패션왕>이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 더더욱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패션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건 아니지만 과장된 대사, 그리고 포즈 등 웹툰에서는 재미있게 녹일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 부분들을 영화에서 잘못 살리면 대중의 공감을 얻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무엇이든 결과를 보기전에 속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웹툰과 영화는 각자의 시너지를 내며 웹툰의 포인트는 살리고 영상으로만 보여줄 수있는 연출을 통해 하고싶은 말도 잘 완성해낸 영화였다.

 

학교라는 집단의 가장 무서운 이면, 집단 따돌림

 이야기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교실 문 뒤 계급 사회의 하층민, 일명 빵셔틀인 주인공 우기명은 전학이라는 열쇠로 교실의 문을 열고 나서야 그들의 사회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렇게 서울로 올라오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던 그였지만 시련은 또다시 그를 덮치고 말았다.


학원에서 첫눈에 반한 그녀를 바라본 것 뿐인데, 또다시 손에 쥐어진건 빵이나 사오라는 교실 내 상류층의 비웃음. 그들의 조롱을 막기위해 입은 옷은 짝퉁이라 화살처럼 날아드는 비수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울분을 참을 수 없어 찾아간 판매처에서 만난 '남정'은 우기명에게 말한다. 없는자가 있는자를 이길수 있는 유일한 무기! 그것은 간지다! 그 한마디에 간지를 접신받은 우기명은 점차 변화하기 시작한다.

 

더이상 도망치지 않아!

 간지로 무장한 자신감있는 그의 행보는 점점 예전의 빵셔틀 우기명이 아닌 인기남 우기명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기안고의 황태자 원호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점점 자신의 자리까지 위협하는 우기명을 견제한 그가 마지막 경고끝에 든 카드는 바로 우기명의 과거. 예전학교에서 공수해온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동영상은 결국 학교 전체에 퍼지며 그를 다시 최하층으로 떨어트리고 만다.

 과거는 지울 수 없다. 사실 전 학교에서도 결국 '도망'쳤을 뿐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간지라는 옷을 입었지만 결국 나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옷은 더러워지고 낡기 마련이다. 아들이 또다시 상처 받을까봐 걱정하는 어머니는 또다시 도망가자고 말하지만 우기명은 더이상 도망치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화려한 런웨이보다도, 재미있는 연출을 통한 웃음 보다도 이 메세지를 가장 강렬하게 전달 받았다.


 사실 학교 생활에서 가장 큰 시련은 집단 따돌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100%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생각하면 없다고 장담한다. 또래 집단에서 낙오되는 것은 정형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무척이나 무거운 이유로 형성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저 눈빛만으로도 어느새인가 멀어져버린다. 그렇기에 이영화처럼 무조건 '도망 치지 마라!'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전국의 누군가가 힘을 얻을 수 있다면, 분명 어딘가에는 당신의 편이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세상에 나쁜 악당은 없다? 어설픈 캐릭터 설정

 하지만 이 영화는 딱히 집단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기에, 어떻게 보면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황태자 원호에게도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는 것을 어필한다. 약.. 10분쯤?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못해 모두의 관심을 원한다는 이 설정이 갑작스럽게 영화 후반부에 배치되어 지금까지 영화 내 악역이라 생각한 그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러한 설정은 사실 조금더 영화에 녹이던지, 아니면 빼서 완벽한 악역으로 만들던지 해야 몰입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공감도 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느낌으로 영화를 마무리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되어 아쉬운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한 줄 평 시련을 새로운 도전으로 극복하는 패션왕 우기명의 성장기! 간지나는 두 훈남 배우를 보는 재미도 쏠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