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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2. 08:00 - writespica_

입에서 퍼지는 사랑의 달콤함 - 도쿄 마블 초콜릿(Tokyo Marble Chocolate, 2007)



도쿄 마블 초콜릿 (Tokyo Marble Chocolate, 2007)

감독 시오타니 나오요시

장르 애니메이션


 추운 겨울이 조금씩 잦아드는 2월이 되면 조금 두근거리는 이벤트가 달력에 표시되곤 한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평소에는 말 하지 못했던 말을 달콤한 초콜릿에 가득 담아 전하는 날. 진한 초콜릿 향이 가득해지는 그 날이 되면 고백을 하는 사람은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모두가 조금씩은 로맨틱해진다.


 사랑은 흔히들 달콤하다고 말한다. 발렌타인의 거래품(?)이 초콜릿이 된 것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달콤하게 녹아드는 초콜릿 같은 사랑을 꿈꾸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초콜릿은 캔디처럼 무작정 달콤한 것이 아니라 쌉쌀한 맛도 함께 있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로맨틱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하는 <도쿄 마블 초콜릿>은 제목 그대로 초콜릿같은 사랑을 담은 영화였다.

전하지 못하는 남자와 두려워 도망치는 여자

 이야기는 한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소심한 남자라고 소개하는 유다이는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의 여자친구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사귄게 맞나?"라고 반문할 정도. 그런 그의 옆을 지키는 지금의 여자친구 치즈루. 항상 밝은 미소가 매력적인 그녀이지만 지금까지의 연애에서 자신의 실수로 줄곧 헤어지곤 했다. 그랬기에 또다시 그러한 상처를 입을까 항상 불안해한다.

 궁합이 나쁘다고나 할까. 사랑한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해서 여자친구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는 남자 유다이와 그런 유다이에게 또다시 상처받을까 도망치려하는 치즈루. 함께 웃고 있지만 무척이나 위태로운 상태인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이 입에서 맴돌고 있을때면 말하기조차 아까워질때가 있다. '사랑'은 그 어떤 단어보다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지만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을 모두 담고 있다기에는 무언가 아쉽다. 하지만 전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것도 사랑이다. 표현하라! 간단하고도 어려운 이 한마디가 영화가 우리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이야기

 이 애니메이션의 영상을 처음 봤을때 그래픽에 대한 첫 인상은 담백하고 꾸밈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담백함은 이 이야기를 드라마에서 그려질 것 같은 판타지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한다.


짧은 러닝타임에 나뉘어진, 궁금하지 않은 두번째 이야기

 <도쿄 마블 초콜릿>의 러닝 타임은 60분. 대부분의 영화가 짧아도 90분정도는 되는것에 비해 이 영화는 조금 짧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 정도로 생각한다면 크게 비상식적이지는 않을지도. 하지만 이 영화는 한 커플의 하루동안의 이야기를 유다이와 치즈루의 시각에서 보는 구성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결국은 같은 이야기가 30분씩 이루어 진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이야기 구성은 결국 뒤에 나오는 치즈루의 이야기를 조금 지루하게 만들어버렸다. 중심 이야기가 대부분 동일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별로 궁금하지 않았던것이 지루함을 만들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다이의 이야기에서 치즈루의 생각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이라면 처음 유다이의 이야기를 할 때 치즈루가 한 행동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야 한다. 즉, '치즈루의 생각이 알고싶어!'라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뒤에 나오는 치즈루의 이야기는 그저 복습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한줄평 <도쿄 마블 초콜릿> 발렌타인데이, 연인과 함께 카페에서 간단히 보기 좋은 초콜릿같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