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겸 개인전 Water Shadow
2015년 1월 7일 ~ 2월 1일
금산갤러리
전시장에 흔히 정원에서 볼 수 있는 돌확이 놓여있다. 돌확 안에는 물이 담겨있다. 잔잔한 물의 표면에 어느새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잎이 점점 많아지더니 이내 사라지고 다른 풍경으로 바뀐다. 시간이 흐르며 바뀌던 물속 풍경은 이내 서서히 사라진다. 돌확 안에 담긴 물은 실제 물이 아닌, 작가가 촬영한 영상을 빔프로젝터로 비춘 것. 하지만 반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돌확도 사라져 결국 관객 앞엔 돌확 모양의 하얀 스티로폼 덩어리만 남는다. 돌확도 영상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철석같이 실재한다고 믿었던 대상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 환영이었다. 작가는 <Water Shadow Four Seasons> 시리즈를 통해 현실 같은 환영을 재현하며 우리가 보고 믿는 것이 과연 진짜인지 의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는 <Water Shadow Four Seasons> 시리즈 외에도 그간의 대표작, 최근작을 포함해 비디오 설치작업 10점과 사진 작업 4점을 선보인다. 이 중 특히 탁자 위에 LCD 모니터를 부착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연꽃이 핀 물속에 잉어들이 노닐고, 낙엽이 운치 있게 떨어지는 등 사계절의 물속 풍경을 담았다. 또 작가가 제작한 화려한 색의 꽃들이 계속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작가의 실루엣이 이 가상의 꽃밭을 지나는 작업도 독특하다. 오브제를 배치해놓고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사진은 실제 대상이 아닌 작가가 3D 기술을 익혀 컴퓨터로 제작한 뒤 출력한 작품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모두 관객에게 색다른 시각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의 작품을 통해 현실과 환상이 중첩되는 디지털 이미지의 특성을 느끼고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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