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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13. 10:00 - writespica_

이웃집 토토로 (My Neighbor Totoro, 1988)



이웃집 토토로 (My Neighbor Totoro, 1988)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오타쿠 또는 덕후 라고 불려도 좋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낸 세상을 사랑한다. 그 중 에서도 가장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 한 편이 있다. 내 인생 첫 장편 애니메이션.

 사츠키와 메이는 엄마와 잠시 떨어져 살고 있다. 입원한 엄마를 위해 병원 근처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아빠, 사츠키, 메이. 4살 어린 메이는 엄마의 품이 그립지만,순수하면서도 어른스러운 사츠키가 열심히 엄마의 자리를 채우며 둘은 자매이자, 모녀, 친구 사이로 행복하게 지낸다. 


 엄마가 아프니까 더 힘내는 사츠키, 하루하루 엄마가 올 날만 세어보는 메이, 자매에게 미안한 사랑하는 엄마, 따뜻하고 따뜻한 아빠. 아무리 행복하길 바라도 이 가족이 함께 있는 모습을 만큼 행복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새로 이사 온 집이 조금 특별하다. 


정체모를 작은 도깨비들이 날아다니고, 집안 여기저기 도토리들이 굴러다니고 있다. 사츠키가 학교에 간 사이 정원에서 혼자 뛰놀던 메이의 눈에 들어온 정체불명의 동물(?)! 도토리를 하나하나 흘리는 동물을 쫓아 요리조리 풀숲을 헤치고 간 그곳은 집 옆에 거대한 녹나무 뿌리 틈. 

떽데구르 굴러들어간 틈 안에 잠자는 거대한 그것. 

‘에~취~!!!!!!!’

‘넌 이름이 뭐니?’

‘쿠와~ 크아~ 카아~’

‘토토로라고 하는구나!’


우연히 숲의 주인 토토로와 만난 메이는 사츠키와 아빠에게 신나게 자랑한다. 그리고 비오는 어느 날 우산을 안 가져간 아빠의 마중을 나간 자매 곁에 조용히 토토로가 다가왔다. 토토로가 비를 맞으며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면 우산을 건네주자. 우산에 내리는 빗소리에 행복한 토토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자가용(?), 바람과 함께 달리는 고양이 버스.

그리고 찾아온 여름. 엄마가 다시 아프다는 소식이 찾아온다. 어른스럽지만 아직 어린 사츠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메이는 직접 딴 옥수수를 먹고 엄마가 건강해지길 바라며 병원에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사라진 메이를 찾아 사츠키는 달린다. 사츠키에게 메이는 동생이자 모든 것.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메이를 찾기 위해 사츠키는 토토로에게 찾아간다.

 착한 사람들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토토로. 고양이 버스를 불러 사츠키를 태우고 메이를 찾아간다. 폭신폭신하고 착한 고양이 버스는 자매를 태우고 다시 한 번 달려 엄마에게 찾아간다. 다행히 크게 아프지 않았던 엄마를 본 자매는 언제나처럼 해맑게 행복하다.

 바보 같지만 난 아직도 큰 나무를 보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바퀴를 둘러본다. 토토로가 사는 구멍이 있지는 않을까. 물론 있다고 하더라도 이제 아이가 아닌 나에겐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 

 새로 피어나는 봄이나, 녹음을 더해가는 짙은 여름이나, 긴팔 하나 쯤 챙기는 가을이나,하얗게 쌓인 겨울이나 가족은 함께 있다는 것으로 행복하고 그리고 행복하다. 

 토토로는 오래된 숲에 산다.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지켜주고, 엄마가 보고 싶은 아이들과 놀아주며, 오래된 숲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즐긴다. 





Mr.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