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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9. 22:50 - 알 수 없는 사용자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대서사극,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The Lord Of The Ring: The Fellowship Of The Ring, 2001)

감독 : 피터 젝슨

출연 : 일라이자 우드, 이안 맥켈런, 비고 모텐슨, 숀 빈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대서사극,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요 근래 가장 보고 싶었지만 보지 못 했던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는 피터 젝슨 감독의 호빗시리즈를 꼽고 싶다.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마틴 프리먼이 연기하는 빌보 배긴스가 궁금해서 이기도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 나의 학생 시절을 함께 했던 영화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받았던 감동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생의 첫 판타지 영화로 불러도 좋을 영화 반지의 제왕은 모든 시리즈를 각각 10번도 넘게 봤을 정도로 아끼는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두 개의 탑에 나오는 헬름 협곡 전투 장면을 좋아해 해당 편만 족히 스무 번은 넘게 봤을 정도이다. 그런 나에게 총 세 편의 시리즈 가운데 가장 덜 좋아하는 편을 꼽으라면 아마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첫 번째 편인 반지원정대를 꼽았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에겐 아무래도 화려한 전투 장면보다는 사루만의 군대를 피해 반지를 파괴하러 이제 갓 떠나는 원정대의 이야기와 곧 시작하려는 커다란 이야기의 앞부분이 아쉽게만 느껴졌었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다시 한 번 전체 시리즈를 보며 이런 내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반지원정대를 다시 보며 나는 호빗의 주인공인 빌보 배긴스가 적어 내려간 이야기책의 내용이 궁금해졌고, 그저 나쁘게만 보았던 보르미르의 번뇌하는 마음을 보다 공감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느낄 수 없었던 물질과 성공,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기대에 무언가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그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여러 마음의 혼란들처럼 말이다.

작품을 다시 볼 때마다 새롭게 좋아지는 장면이 있다면 아무리 거듭 보아도 다른 것에 뒤쳐지지 않고 최고로 남는 장면도 있다. 고대의 악마 '발록'과의 전투 이후 마음을 놓은 찰나의 순간 벼랑으로 떨어지게 된 간달프가 'Fly you fools!'라며 동료들에게 허탈한 목소리로 충고하는 장면이 '반지원정대' 속 최고의 명장면이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현자라 할지라도 잠깐의 순간 방심하게 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신이 사그라드는 순간에도 덤덤하게 도망치라 외치는 그의 마음이 오히려 간절하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본 시리즈는 모두 감독판으로 보고 있는데, 시간이 무려 3시간 반 가까이 된다. 극장 개봉판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꽤나 쏠쏠하니 반지의 제왕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한번쯤은 감독판으로 작품을 재감상 해 볼 것을 추천해본다.